그는 “군이나 중앙당과 같은 권력기관이 직영으로 관리하는 협동 농장의 경우 중국에서 수입한 농자재를 우선적으로 공급하기 때문에 수확량에 있어서도 지방의 일반 협동농장과는 큰 차이를 나타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31일 ‘모든 역량을 총동원, 총집중하여 모내기를 제철에 질적으로 끈내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비료와 농약을 제때에 보장해주어야 농사를 헐하게 하면서도 알곡 수확고를 높일 수 있다”며 “해당 단위들에서는 농촌에 절실히 필요한 농약 보장에 깊은 관심을 돌리고 이 사업을 책임적으로 하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욱이 신문은 “농사에 물과 전기를 넉넉히 보장하는 것은 안전한 수확을 낼 수 있게 하는 중요한 담보”라며 물과 전기 제공의 중요성을 밝히기도 했다.
다만 신문이 밝힌 농자재 지원은 도당·군당위원회나 인민반 또는 여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과 같은 외곽조직에서 자체적으로 지역 내 협동농장에 비료, 비닐박막, 인력 등을 지원하라는 뜻이지 국가의 지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역당이나 인민반에서 지원하는 비료나 농약은 그 양이 충분치 않고 질도 좋지 않아 농업 생산성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고 한다.
지역에서 자체적으로 농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부분은 인력 지원이지만 이마저도 협동농장에서 식사를 제공해주지 못하면서 주민들이 농촌 동원을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지원 노력(인력)이 있기는 하지만 농장에서 식재료(쌀, 강냉이 등)를 대주지 못하니 지원자도 많지 않고 지원 노력을 나와도 크게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농촌 지역에서 절량세대(식량이 떨어진 세대) 문제가 최근 더 심각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에 따르면 국경이 봉쇄된 후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급증했으며, 하루 한 끼도 해결하기 어려운 절량세대가 속출하고 있다.
함경북도 회령의 경우 지난달 인민반을 중심으로 절량세대에 대한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도 각 지역의 절량세대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소식통은 “절량세대에 대한 조사는 있었지만 어떤 대책도 나오지 않았다”면서 “국가도 인민들이 식량이 없어 아우성치고 있다는 걸 알고는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DailyNK By 장슬기 기자